·개요 : 드라마 / 대한민국 · 러닝타임 : 130분 · 개봉 : 2023.08.09 · 원작 : 웹툰 · 감독 : 엄태화 감독 · 주연 : 이병헌(영탁 역), 박서준(민성 역), 박보영(명화 역) 외
줄거리
“아파트는 주민의 것” 어느 날 갑자기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이 발생한다.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에서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입주민들은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다. 1층에서 불이 나자 불에 뛰어들며 영탁과 민성이 불을 끄는 데 성공한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영탁’을 새로운 주민대표로 선출하고 그를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평화로운? 황궁아파트" 영탁과 새로운 주민규칙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행복해 보이지만 처음부터 불편했던 갈등이 불씨가 되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외부인 출입자를 받아주자는 입장과 외부인 출입자를 내보내야한다는 입장의 주민들이 갈등하며 일부는 외부인 출입자를 숨겨주는데..
후기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영탁의 리더 역할을 보며 어떤 리더가 조직을 이끄느냐에 따라 조직의 분위기와 영향이 있는지 생각이 들었다. 영탁은 리더심이 강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그만큼 주민들에게 사기를 북돋아주는 반면에 권위적인 모습이 점점 드러나며 상하관계가 형성된다. 황궁아파트가 대지진 속에서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영탁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황궁아파트는 영탁을 중심으로 수직적인 구조의 조직이 형성되어가는 모습이었다. 수직적인 구조의 조직과 수직으로 솟아있는 황궁아파트. 영탁은 황궁아파트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살짝 결말 스포이긴 하지만 결말에 나오는 아파트는 옆으로 누워있다. 아파트의 수직적인 모습이 옆으로 누우면서 수평이 되었다. 그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모두 수평적인 구조처럼 보인다. "살고 싶으면 사는 거지"라고 말하는 모습과 특정인물의 리더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평적인 구조의 조직과 수직적인 구조의 조직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우리 회사는 수평적인 구조를 추구하는 편이지만 수평적인 구조에서는 수직적인 구조를 기반으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상사가 안건을 전달하는 형식은 수직적인 구조에서 많이 보인다면, 직급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이 안건을 전달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것은 수평적인 구조에서 많이 보일 수 있다. 직급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이 안건을 내는 것은 자유로워야 하나 직급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대화를 하는 수직적인 구조가 기반이 되어야 수평적인 구조의 조직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사회생활이 아니라 저런 대위기 재난시기에는 수직적인 구조에서 원리원칙을 따라야 생존확률이 높지 않았을까? 고민해봤다. 수평적인 구조는 자유로운 대신 충분한 관계가 형성되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기본이 되어야한다.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 영탁이 전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재난상황에서 영탁은 꼭 필요한 존재였다고 생각한다.
"휴머니스트...?" 아휴.. 개인적으로 보는 내내 불편한 캐릭터였다. 명화는 외부인이 황궁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지하지는 않지만 외부인을 쫓아내는데 불편한 마음을 표시한다. 나중엔 숨어있는 외부인들에게 배급된 음식을 나눠주기도하는데 솔직히 저 상황에 저런 행동이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내가 못됐다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사람의 본능은 이기적이다. 위기상황에서는 특히 이기심은 극대화 될 수 있다. 근데 남편이 목숨걸고 구해온 음식을 외부인에게 나눠주다니. 본인은 바깥이 어떤지, 얼마나 위험한 상황들을 헤치며 남편이 고생해서 음식을 구해왔는지 알 수 없다. 공주님처럼 아파트 안에서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고 힘든 건 해보지 않아서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었던건 아닐까? 삐딱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결말에서도 황궁아파트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추위에 동사하거나 거처를 찾지못해 떠돌이 생활을 하는데 명화는 참 운이 좋다. 지켜주던 남편도 있고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운이 좋은 캐릭터가 있을까? 아마도 영탁과 대조되는 인물의 설정인 것 같지만 지나친 휴머니스트는 답답함만 남았다.